최근 삼양식품이 주 52시간 근무제를 초과하는 2교대 근무 운영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습니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며 생산량 확대가 필요해진 상황에서, 밀양 제2공장 노동자들의 장시간 근무 실태가 드러난 것입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근로시간 이슈’를 넘어, 국내 제조업 현장에서 반복되는 장시간 노동의 구조적 문제를 다시 한 번 조명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성장과 노동자의 삶의 질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어떤 균형이 필요한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현장 실태: 야간 포함한 주간 58시간, 법정 기준 넘었다
삼양식품 밀양 제2공장의 근무 체계는 주간조와 야간조 2교대입니다. 주간조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야간조는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 30분까지 근무하며, 금요일은 9시간 30분씩 근무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월 평균 2~3회 토요일 근무까지 더해지면, 실질적인 주간 근로시간은 58시간을 훌쩍 넘어섭니다.
이는 현행 주 52시간 근무제를 명백히 초과한 것으로, ‘특별연장근로’를 고용노동부의 승인을 받아 시행 중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근무 형태가 수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근로자들의 피로 누적과 건강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복되는 야간근무, 사고와 건강 문제 위험 높인다
주 5일 연속 야간 근무는 단순한 ‘힘듦’을 넘어선 생체 리듬 파괴, 집중력 저하, 사고 가능성 증가와 같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SPC 계열사의 노동자 사망 사고 역시 무리한 야간 작업과 교대 근무 속에서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SPC는 야간 노동을 8시간 이하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했죠.
삼양식품은 매월 특별연장근로 동의서를 받고 노동부의 승인을 얻는 절차를 따르고 있다고 밝혔지만, 그 방식이 실질적인 근로자 보호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합니다. 특히 단순히 규정만 지키는 것이 아닌, 실질적 ‘안전 확보’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대책은 있지만 충분한가? 자동화 투자와 복귀 계획
삼양식품은 이번 논란에 대해 방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회사는 밀양과 원주 공장에 수천억 원을 투자해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있으며,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근로자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올해 말까지 설비가 정상화되면 현재의 특별연장근로 체제에서 벗어나, 기존의 기본 근무 체계로 복귀할 계획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예정'일 뿐입니다. 생산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상황에서, 실제 근무환경이 개선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노동계는 단기적인 설비 개선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하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 재설계와 노동자의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주 52시간제의 본질, 노동자 삶의 질을 다시 생각할 때
주 52시간 근무제는 단순히 법으로 정해진 규제가 아닙니다. 이 제도의 도입 배경은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 일과 삶의 균형, 그리고 장시간 노동에 따른 산업 재해 예방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삼양식품 사례는 이러한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묻는 계기가 됩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글로벌 수요 확대와 생산 효율성이 중요하겠지만,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과도한 연장근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근무 시스템 자체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예측 가능한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 될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삼양식품의 장시간 2교대 근무는 일시적인 생산 확대 과정의 산물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난 구조적 문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습니다. 단기 대응이 아닌 장기적 비전 아래, 노동자와 기업이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변화가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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