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에만 8천억 원 자본금 확충… 숨은 퍼즐이 맞춰진다
올해 상반기, 산업은행이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움직이고 있다. 무려 8,142억 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대폭 확충한 산업은행의 행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 배경에는 정부가 추진 중인 100조 원 규모 첨단전략산업 민관 펀드와 그 중심에 선 산업은행의 역할 강화라는 흐름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산업은행 유상증자 흐름과 그 배경, 그리고 대한민국 산업금융의 향후 방향성을 다층적으로 분석해본다.
상반기만 다섯 번, 총 8,142억 원 자본금 확충
산업은행은 2025년 들어 이례적인 속도로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 2월 650억 원
- 3월 1,555억 원
- 5월 말 3,882억 원
- 6월 말 1,110억 원
- 7월 23일 임시주총 통해 945억 원 추가
이렇게 5개월간 총 8,142억 원 규모의 자본금이 증액됐고, 이로써 산업은행 납입자본금은 약 27조 1,345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단순히 내부 자본 비율을 높이기 위한 행보가 아니다. 산업은행이 곧 정책금융의 실행 기관이자 자금 버팀목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명확한 시그널이다.
첨단전략산업기금의 중심,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전환점
이번 자본 확충의 가장 큰 배경은 바로 **‘첨단전략산업기금’**이라는 거대한 정책 프로젝트다. 정부는 AI, 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 등 국가 전략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기 위해 100조 원 규모의 민관합동펀드를 조성 중인데, 이 중 절반인 50조 원은 산업은행이 운용을 주도한다.
단순한 투자 역할이 아니다. 산업은행은 민간 자금 유입을 유도하면서도 정책적 위험을 감내하는 선도 투자자(앵커)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그 실행력은 자본금과 BIS비율이라는 기초체력에서 시작되기에, 지금과 같은 유상증자 움직임은 펀드 생태계 조성의 선결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자본금 한도 상향, 정책금융 레버리지 폭 확대
산업은행의 납입자본금이 27조 원을 돌파하면서, 법적으로 정해진 30조 원 한도에 가까워졌다. 이에 따라 국회는 2025년 상반기 중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자본금 한도를 45조 원으로 상향했다. 이제 산업은행은 법적 한도에 구애받지 않고 투자·보증·대출 등 정책금융 활동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산은의 BIS 자기자본비율도 눈여겨볼 지표다.
- 2023년 말: 14.28%
- 2024년 3월 말: 14.04% (0.24%p 하락)
그러나 한화오션 지분 매각, 유상증자 효과 반영 이후 2분기엔 비율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곧 산은이 재무 건전성과 정책 확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관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산업은행, 자본을 넘어 산업 정책의 실질적 실행 기관으로
2025년 산업은행의 유상증자는 단순히 재무지표를 보완하려는 목적이 아니다. 지금 산업은행은 대한민국의 산업 전략을 실행하는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민간 자금과 정책금융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 속에서 산은은 ‘버팀목’이자 ‘불쏘시개’ 역할을 모두 맡는다.
특히 AI·반도체 등 첨단 분야에서 대규모 민간 자본이 섣불리 들어서지 못하는 영역에 산은이 먼저 리스크를 감수하며 투자하는 구조는, 앞으로 혁신 기업들의 스케일업을 견인할 핵심 기제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2025년 상반기, 산업은행의 유상증자는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숫자 싸움 같지만, 실제로는 대한민국 미래 산업 전략의 핵심 설계도와 맞닿아 있다.
100조 원 첨단산업 펀드, 자본금 한도 상향, BIS비율 관리, 그리고 정책금융의 확장이라는 네 줄기를 따라 산업은행은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국가 산업 기반을 이끌고 있다.
이제부터의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 확보된 자본금이 어떻게 실질 투자로 전환되는가,
둘째, 산업은행이 얼마나 탄력적으로 민간 자본을 끌어내고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는가.
이 흐름에 주목하는 이들이라면, 산업은행의 행보를 단순히 ‘은행’이 아닌 미래 산업 설계자의 관점에서 계속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경제 뉴스 > 경제 투데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R&D 투자로 반전 노리는 금호석유화학, 전기차 신소재로 글로벌 경쟁력 업!! (6) | 2025.08.02 |
---|---|
LG에너지솔루션 목표주가 급등 증권가가 한 목소리로 상향한 이유는? (5) | 2025.08.02 |
카드 사용은 늘었는데 왜 카드사는 돈을 못 벌까? (3) | 2025.08.01 |
IBK기업은행은 MG손보를 인수할까 말까? (6) | 2025.07.30 |
4년 만에 2.5배 성장한 크린토피아 JKL파트너스의 5000억 매각 시도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8) | 2025.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