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Austal) 인수 추진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한화는 오스탈을 인수해 글로벌 방산·조선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려는 전략을 세워왔으나, 호주 정부가 오스탈의 신규 자회사를 ‘전략적 조선업체’로 지정하면서 인수 절차에 걸림돌이 생겼습니다.
이 지정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외국 자본의 지분 확보와 경영권 변동에 대해 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조치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사실상 한화 인수를 견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해석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대규모 상륙정 사업 수주와 전략적 지정의 의미
오스탈은 최근 호주 정부와 약 10억 규모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내용은 중형 상륙정 18척과 대형 상륙정 8척 건조로, 호주 해군의 상륙 전력 강화를 위한 핵심 프로젝트입니다. 이 사업 수행을 위해 오스탈은 ‘오스탈 디펜스 십빌딩 오스트레일리아’라는 전담 자회사를 신설했고, 호주 정부는 이를 전략적 조선업체로 지정했습니다.
이 지정은 단순히 방산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반영하는 것 이상입니다. 지정 이후 외국 자본이 오스탈의 지분 20% 이상을 확보하거나 경영권 변동이 발생하면, 호주 정부는 신설 자회사의 지분 100%를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즉, 필요시 정부가 해당 사업과 핵심 인력, 생산 시설을 직접 통제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구조는 해외 기업의 경영권 인수를 실질적으로 차단하거나 조건부로 제한할 수 있는 강력한 장치가 됩니다.
오스탈의 글로벌 위상과 한화의 인수 행보
오스탈은 호주뿐만 아니라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과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운영하며, 미국 해군에 소형 수상함과 군수지원함을 납품하는 주요 업체입니다. 특히 미국 내 소형 군함 및 지원함 시장 점유율은 40~60%에 이르며, 수주 잔액은 약 13조 원 규모에 달합니다. 이러한 글로벌 경쟁력 덕분에 오스탈은 호주와 미국 양국에서 방산·조선 분야의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받습니다.
한화는 지난해 오스탈 인수를 타진했으나 협상이 중단됐고, 이후 2024년 3월 약 10%의 지분을 매입하며 주요 주주로 복귀했습니다. 같은 해 6월에는 미국 정부 외국인투자심의위(CFIUS)로부터 오스탈 지분 최대 100% 보유 승인을 받으며 인수 재추진에 속도를 냈습니다. 여기에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 현지 자회사에 약 2,669억 원의 대규모 증자를 진행, 인수에 필요한 재정적 기반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입니다.
전략적 이해관계와 향후 관전 포인트
문제는 호주 정부의 전략적 조선업체 지정이 한화 인수에 ‘정치·안보 변수’를 추가했다는 점입니다. 호주 정부 입장에서 방산·조선 분야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산업으로, 외국 자본에 경영권을 넘기는 데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오스탈이 호주 해군뿐 아니라 미국 해군에도 함정을 공급하는 이중 공급망 구조를 갖고 있어, 동맹국과의 방산 협력 관계를 고려한 정치적 판단이 개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이번 인수는 단순히 자금력과 기업 간 합의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호주 정부와의 협상, 안보 이해관계 조율, 동맹국의 입장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다층 구조의 협상전이 될 전망입니다. 한화가 호주 정부의 우려를 어떻게 완화하고, 전략적 협력 파트너로서의 신뢰를 확보하느냐가 최종 성패를 좌우할 것입니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 방산·조선 산업에서 해외 기업 인수가 얼마나 복잡한 정치·안보 환경에 영향을 받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입니다. 한화가 오스탈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자금력과 경영 역량은 물론, 외교적 협상과 전략적 설득까지 병행해야 합니다. 앞으로 한화와 호주 정부 간의 줄다리기가 어떤 결론으로 귀결될지, 국내외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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