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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경제 투데이

퇴근길, 왜 지갑이 열린다? 백화점·편의점이 숨겨온 매출 폭발 비밀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퇴근길 지갑 연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단순한 농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유통업계 매출 통계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코로나19 이후 회식 문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평일 저녁 시간이 온전히 개인의 여가와 소비로 전환된 것이 큰 이유입니다.

 

여기에 올여름 기록적인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시원한 실내를 제공하는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이 퇴근 후 휴식과 쇼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부상했습니다.

 

실제 데이터에 따르면,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의 평일 오후 6시 이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0~15% 증가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쇼핑뿐 아니라, 문화·식사·체험이 결합된 ‘퇴근 후 라이프스타일’이 형성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매장이 저녁 시간대에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바로 이 ‘경험 소비’에 있습니다.

 

백화점, 퇴근길 직장인 맞춤 서비스 강화

백화점들은 퇴근길 직장인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오후 5시 이후 시작하는 문화센터 강좌를 대폭 늘렸습니다. 드럼, 발레, 요리 클래스 등 직장인의 취미와 자기계발 욕구를 자극하는 강좌는 대부분 개설 즉시 마감됩니다.

롯데백화점은 오피스 밀집지역 점포를 중심으로 ‘직장인 전용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멤버십 가입자에게는 할인 쿠폰, 무료 주차, 전용 세일 혜택을 제공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멤버십 회원의 연간 소비액이 일반 고객 대비 약 3배에 달한다는 사실입니다.

 

식품관 매출 비중도 꾸준히 상승 중입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경우, 식품관 매출 비중이 2022년 12.7%에서 2023년 13.5%로 늘었습니다. 퇴근길에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즉석 조리식품, 건강 간편식, 델리 메뉴가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이는 집에 돌아가기 전 ‘간편하지만 질 좋은 식사’를 찾는 직장인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한 전략입니다.

 

편의점, ‘앱 픽업’으로 시간·편리함 모두 잡다

편의점 업계도 퇴근길 소비 흐름을 적극 공략 중입니다. GS25와 CU는 ‘앱 픽업 서비스’를 통해 저녁 매출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오후 6시 이후 앱 픽업 서비스 매출 비중은 GS25가 37.5%, CU가 34.6%에 달합니다.


이 서비스는 앱에서 미리 상품을 주문하고, 퇴근길에 가까운 편의점에서 픽업하는 방식입니다. 덕분에 인기 상품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고, 직장인들은 긴 줄을 서거나 품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계절 상품, 한정판 간식, 할인 음료 등이 주력 판매 품목으로 꼽힙니다.

편의점들은 이와 함께 ‘저녁 시간대 한정 할인’이나 ‘반값 도시락’ 같은 마감 할인 프로모션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퇴근길 직장인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식사와 간식을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입니다.

 

알뜰 소비를 위한 꿀팁과 활용법

퇴근길 소비 트렌드를 제대로 활용하면,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가치 있는 소비’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백화점의 소나기 할인이나 반찬 마감세일 시간대를 노리면 질 좋은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습니다. 문화센터 강좌는 사전 접수가 치열하니 미리 일정과 프로그램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편의점 픽업 서비스는 인기 상품이 조기 품절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퇴근 전 앱에서 미리 주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한 멤버십 가입이나 쿠폰 혜택을 활용하면 매번 일정 금액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용법은 단순히 개인 소비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유통업계 전략을 이해하고 대응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에 맞서기 위해 제공하는 체험, 서비스, 혜택을 잘 활용하면, 직장인의 저녁 시간이 더욱 알차지고 만족도 높은 소비 경험으로 이어집니다.

 

퇴근길 소비 열풍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직장인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맞물린 새로운 소비 패턴입니다. 백화점과 편의점은 퇴근 시간대를 핵심 매출 창출 구간으로 삼고,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전략은 더 세분화되고 개인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소비자 역시 이 흐름을 현명하게 이용해 자신의 삶과 지갑 모두를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