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용 가스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바로 DIG에어가스 인수전 때문이다. 프랑스의 글로벌 산업용 가스 기업 에어리퀴드를 비롯해 세계적인 투자사 브룩필드, 스톤피크가 본입찰에 참여하며 이번 매각은 단순한 거래를 넘어선 산업 재편의 신호탄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에어리퀴드가 4조 원대 중후반이라는 파격적인 인수가를 제시하면서,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굳혀지는 분위기다.
에어리퀴드, 4조 원 중반 베팅으로 사실상 우위
이번 DIG에어가스 인수전에서 에어리퀴드는 단연 돋보이는 강수를 뒀다. 4조 원대 중후반의 인수가를 제시하며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한 것이다. DIG에어가스는 과거 대성에어리퀴드라는 이름으로 에어리퀴드와 인연이 있었던 만큼, 이번 인수를 통해 한국 시장 재진입을 노리는 의지가 가격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특히 DIG에어가스의 국내 위상과 전략적 가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감안할 때, 이 정도의 프리미엄은 에어리퀴드 입장에서는 시장 재진입의 필요 비용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본입찰에 함께 참여한 브룩필드와 스톤피크 역시 DIG에어가스의 산업적 가치에 공감하며 적극적인 의사를 보였으나, 제시한 금액이 에어리퀴드에 비해 낮았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DIG에어가스의 전략적 가치: 반도체·산업 전방위 필수 자원
DIG에어가스는 현재 국내 산업용 가스 시장에서 3위를 차지하는 주요 기업이다. 반도체 제조, 병원, 화학 공장, 제약, 정밀 가공 산업 등 광범위한 산업군에 고순도 특수가스를 공급하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 산업 확대와 함께 공급처 다변화 및 장기 계약 기반의 매출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혀왔다.
DIG에어가스는 2019년 맥쿼리자산운용이 2조 5,000억 원에 인수한 이후 지속적인 수익 개선을 이뤄왔으며, 2023년 기준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약 2,087억 원에 달한다. 이번 매각가가 4조 원 이상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멀티플이 20배에 육박한다는 의미로, 그만큼 미래 성장 가능성과 현금 창출력에 대한 업계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글로벌 PEF의 참여, 단순 재무적 인수 넘는 의미
이번 인수전에 등장한 스톤피크와 브룩필드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FI)가 아니다. 두 회사는 최근 인프라 및 에너지 자산 확보에 적극 나서며, ESG 기반의 산업 구조 재편에도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이들이 DIG에어가스를 노리는 이유도 단순한 수익 추구만이 아닌, 장기적 에너지 전환과 산업용 소재 시장에서의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현실적으로 인수가는 에어리퀴드의 공격적인 베팅을 따라가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브룩필드와 스톤피크가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후속 거래나 공동 인수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업계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향후 스케줄과 마무리 단계 전망
이번 인수전의 매각 주관사는 JP모건과 골드만삭스다.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마무리 단계로 알려졌으며, 최종 실사와 협상 과정은 9~10월 중 집중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계약 체결과 거래 종결은 11월로 예정돼 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DIG에어가스는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되고, 국내 산업용 가스 시장의 판도도 새로운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번 거래는 DIG에어가스라는 핵심 자산을 두고 산업적 역량과 자본력을 동시에 시험받는 무대였다. 에어리퀴드가 최종 승자가 될 경우, 한국 산업용 가스 시장의 외국계 기업 비중이 다시 높아지고, 글로벌 공급망 전략에서도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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