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외식사업 구조조정에 나서며 핵심 브랜드 ‘애슐리’만을 남기고 9개 브랜드를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는 단순한 브랜드 정리가 아니라 외식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투자자, 업계 종사자라면 이 움직임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앞으로의 흐름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구조조정의 타이밍, 왜 하필 지금인가?
이랜드이츠는 2019년 이랜드파크에서 외식 부문이 분할되며 설립된 자회사로, 오랜 기간 외식 사업을 다각화하며 성장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외식 산업의 수익 구조가 급변했고,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이랜드이츠는 전체 19개 브랜드 중 비주력 브랜드를 과감히 매각하고, 가장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애슐리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번에 매각 대상으로 언급된 브랜드는 총 9개로, 다이닝 레스토랑 6개(반궁, 스테이크어스, 테루, 다구오, 아시아문, 후원)와 카페 및 디저트 브랜드 3개(더카페, 카페루고, 페르케노)가 포함된다. 이들 브랜드는 각각 특색은 있으나, 수익 기여도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당 브랜드들의 연매출 합계는 약 180억원 수준이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3억원에 그친다.
‘애슐리’만 살아남은 이유
이랜드이츠가 유일하게 유지하기로 한 애슐리는 현재 회사 전체 매출의 약 70%를 책임지고 있는 대표 브랜드다. 코로나19 시기 일시적으로 타격을 받았으나, 점포 수 축소, 메뉴 개편, 서비스 품질 강화 등 철저한 리브랜딩 전략을 통해 재도약에 성공했다. 2023년 한 해 동안에만 신규 매장 33곳을 오픈해 총 110개 매장을 확보하며 외형과 실적 모두 회복한 모습이다.
또한, 1만9900원의 평일 점심 가격을 유지하며 물가 상승 시기에도 ‘가성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 소비자 충성도도 높다. 이랜드이츠의 2024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 4705억원, 영업이익 319억원, 당기순이익 293억원을 기록하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확장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전략이 유효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매각 시장의 분위기와 향후 변수
이번 브랜드 매각은 업계에 일종의 구조조정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난관도 있다. 현재 국내 F&B 시장에는 이미 다양한 브랜드들이 매각 대기 상태에 있으며, 경쟁이 치열한 만큼 이랜드이츠가 원하는 수준의 가격으로 빠르게 거래가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매각 대상 브랜드의 자산성과 사업성과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매각가가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랜드이츠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하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재무 구조 개선과 핵심 역량 집중을 도모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프랜차이즈 정책 리스크, 투자자는 무엇을 봐야 하나
한편 외식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외부 변수로 ‘프랜차이즈 관련 법 개정’ 이슈가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가맹본부의 비용 분담 의무와 경영 간섭 금지 등을 포함한 법률 개정안이 논의 중이다. 이는 이랜드이츠뿐만 아니라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만약 해당 법이 통과될 경우, 본사 차원의 비용 부담이 증가하거나 가맹점 운영 전략의 전면 수정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이랜드이츠의 구조조정을 계기로 외식업 투자를 고려하는 이들은 해당 브랜드의 수익성뿐 아니라 제도 변화와 시장 경쟁 구조, 브랜드 차별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단순히 매출 수치만 보는 접근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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