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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뉴스/경제 투데이

엔씨소프트, 어닝 서프라이즈의 허상? 인력 감축과 IP 확장 속 실적 부진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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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분기 엔씨소프트 실적, 기대와 현실의 괴리

엔씨소프트의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가 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표현을 쓰며 호평을 내놨지만, 실제 수치를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공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은 88억 원으로 전년 동기 352억 원 대비 무려 75%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매출도 3,68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줄었죠. 시장 예상치였던 영업이익 58억 원보다는 웃돌았으나, 매출은 예상했던 3,824억 원에 못 미쳤습니다.

 

당기순이익은 711억 원으로 133% 증가했지만, 이는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결과여서 본질적인 실적 개선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수식어는 기대치와 실제 성과 사이의 괴리에서 비롯된 해석이라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IP 확장과 글로벌 진출, 성과와 한계

엔씨소프트가 그동안 강점으로 내세운 부분은 여전히 IP(지적재산권) 확장과 해외 진출입니다. 하지만 그 성과는 생각만큼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2,1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줄었고,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13% 감소했습니다. PC 게임 매출 역시 862억 원으로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다만 ‘리니지2M’의 동남아 진출과 ‘아이온’ 신규 서버 출시는 일정 부분 기여를 했고, ‘블레이드 & 소울’ 네오 클래식 업데이트에 따른 로열티 매출이 377억 원(전체 매출의 약 35%)을 기록하며 버팀목이 됐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한국 매출이 2,403억 원으로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아시아 569억 원, 북미·유럽 339억 원으로 글로벌 다변화를 위한 시도가 눈에 띕니다. 즉, 국내 의존도가 여전히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외 시장 확대를 통한 균형 잡힌 구조로 나아가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력 감축, 비용 절감의 양날의 검

엔씨소프트가 실적 방어를 위해 꺼낸 또 하나의 카드가 바로 인력 구조조정입니다. 2023년 대규모 손실을 경험한 이후 회사는 경영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동안 해외 법인과 자회사에서 100여 명을 감축했고, 하반기에는 추가로 200~300명 규모의 인력 감축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번 구조조정은 중복 기능 부서와 효율성이 낮은 조직을 중심으로 단행되며, 희망퇴직 등의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입니다. 단기적으로는 퇴직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고정비 부담을 줄이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노린 전략입니다. 그러나 지나친 인력 감축이 개발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신작 ‘아이온2’와 글로벌 전략, 반등의 기회 될까

앞으로의 관건은 신작과 글로벌 전략입니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 최대 기대작인 **‘아이온2’**를 4분기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미 6월 말 FGT(포커스 그룹 테스트)를 마쳤고, 현재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 작품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매출 반등의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바일 캐주얼 게임 분야 진출을 위해 유럽 경력을 가진 전문가를 영입하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입니다. 기존의 MMORPG 중심 라인업에서 벗어나 장르 다변화와 글로벌 확장을 꾀하려는 것이죠. 이는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성장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부진 속 기회, 엔씨소프트의 시험대

엔씨소프트의 2024년 2분기 실적은 겉으로는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달았지만, 실제로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한 부진한 성적표였습니다. 그러나 IP 확장, 해외 시장 공략, 신작 출시 등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결국 향후 성패는 ‘아이온2’ 흥행 여부와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동시에 인력 감축이 단순한 비용 절감에 그치지 않고, 효율적이고 유연한 조직 구조 개편으로 이어져야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엔씨소프트가 “실적 부진”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진정한 의미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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